탑성 전력 114분 [전화번호/가을] 필연 흰 눈이 내리지 않는 크리스마스였다. 별 생각 없이 거리를 거닐다 그가 눈에 밟혔다. 내가 그를 아주 멀리서부터 다시 멀어질때 까지 그는 꼼짝없이 가만히 서 있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아니라고 약속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친구의 전화를 끊고 그가 서 있는 장소 바로 앞의 건물 2층을 올라가 따뜻한 바닐라라떼를 주문하고 그를 바라보았다. 10분, 30분, 1시간. 춥지도 않은지, 얼어서 움직일 수 없는지, 그는 정말 1시간이 넘도록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가만히 서 있었다. 그 순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나와같이 약속을 퇴짜맞은 것 같아보이는 그와 동방상련을 느낀것인지, 추운 날씨에도 정승처럼 움직이지 않는 그가 대단해 보였는지, 왜인지는 지금도 모르겠다. 그냥 그..
탑성 전력 114분 [첫 만남] 발자국을 따라 아아... 학교가기 싫다. 모든 학생들의 영원한 꿈, 학교가 없어지는 것. 모두들 매일이 아니어도 아침에 일어나서 한번쯤은 뱉었을 대사일 것이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 눈을 뜨자 어제 될대로 되라! 라고 정신줄 놓고 논 기억과 숙제를 안한 기억, 거기에 중요한 수행평가 마저 준비를 안했다는 걸 알아차리자 절로 얼굴이 구겨지고 몸이 무거워지고 일어나기 싫어졌다. 그리고 너무 많이 말해서 입에 착 달라붙을 정도로 찰진 말투로 크게 외쳤다. 아-! 학교가기 싫다! 발자국을 따라 어떡해 되었냐고? 그 소리에 늦었는데 아침부터 뭔 헛소리야! 당장 안 일어나? 라는 엄마의 등짝 스메싱으로 이렇게 교복까지 쫙 갖춰입고 버스를 기다리는걸 보면 알 수 있지 않아? 말하면 좀..
탑성 [달콤한 그대] w. 우리은하(@galax_pp) 04. 남자의 행복 사람은 언제 행복을 느낄까? 여기에 대부분의 사람은 머뭇거리겠지만, 남자는 아니다. 물론 남자도 전에는 머뭇거렸다. 다만 조금 다른 점이라면, 남자는 고민을 한 것이었다. 이제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달콤한 가게'를 가고 가게의 간식을 사 먹을 때. 남자는 그때 행복을 느낀다. "안녕하세요!" 첫 방문과는 다르게, 이제는 환하게 웃으면서 가게를 들어간다. 더 이상 '달콤한 가게'는 정체모를 수상쩍은 가게가 아니었다. 남자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아주 고맙고 소중한 가게이다. "어서오세요" 가게에 들어가기 전 비는 소원도, 돌담길 같은 작은 리본들도, 가게의 롤리팝 문고리, 또 항상 들리는 대나무들이 부딪히는 소리까지. 모든게..
뇽토리 [늑대와 양치기] 작은 마을이 있다 . 시원한 바람과 따스한 햇살이 비춰지는 조용하고 풍요로운, 축복받은- "악마!!" "넌 저주받았어!!" -저주받은 아이가 사는 작은 페릴컬 마을이다. *작은 아이 번외 "늦게 들어오면 안된다-?" "네에-!!" 흥, 메롱이다! 작은 아이는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으며 자신에게 손을 흔드는 여성에게 속으로 혀를 쏙 내밀고는 집을 나섰다. 작은 체구에 찰랑이는 금발, 하얀 와이셔츠에 빨간 멜빵바지를 입은 아이는 여성에게서 등을 돌리자마자 환한 미소를 싹 지우고서는 곧바로 숲속으로 뛰어들어갔다.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작은 아이는 계속해서 숲속을 달렸다. '이제는... 우리가 가 봤자...' '더 이상은... 곧 돌아가실...' 작은 아이의 숨이 턱..
ㅇㅇㅇㅇㅇ 현석진영 유치찬란 유치뽕짝 지뢰이신 분들은 알아서 피해주세요^^ 세상에 마상에 내가 현석진영을 쓰다니(아찔 이런 똥글 쓰게 해 주신 재원님께 현석진영의 축복이 있길~! "야!!!!!" 짜증나는 목소리가 방과후 교정에 울림과 동시에 빵모자를 푹 눌러 쓴 남자아이가 2-5반의 문을 부숴져라 열고는 반에 홀로 남아 있는 한 아이에게 소리를 꽥 지른다. "아 왜!!!!!!" 아이는 귀에 걸치고 있던 헤드셋을 목에 걸고는 짜증난 표정으로 빵모자를 쓴 앙 를 째려본다. 헤드셋 너머로 노래가 쿵짝쿵짝 들린다. "개새끼야 너가 내 초코빵 쳐 먹었지!!" "아니거든!! 썅, 용의자가 나밖에 없냐??!!!!" "돼지새끼, 너밖에 없거든!!!!" 돼지가 돼지보고 돼지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면서 돼지라 불..
탑성전력 114분 [당신에게 바칩니다] - song by BLOCK B, Toy https://youtu.be/JtjxZoa_LHM 난 형에게 더 이상 바랄게 없어. 형이 행복하다면, 나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어. 이용해도 좋아, 버려도 좋아. 그저 형이 행복하기만 하면 되. 울고 있는 형은 너무나도 힘들어 보이지만,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나를 보지 않는 형은 너무나도 커. 곡을 위해 사랑을 하는 최승현 X 벙어리 강대성 -내가 형의 인형이라고? 듣던 이야기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네. 나를 만질 째, 사랑이 없어도 형은 행복해 하는걸. 그걸로 된거지. 내 감정따위가 뭐가 중요해. 쓸모없어지면 난 버려질 것인데, 그 전까지 난 망가질 대로 굴려지는 거야. 인형이잖아. 사랑없이, 최승현은 미친듯이 곡..
뇽토리 [보랏빛 향기] 봄(上) 승현아, 너에게서 보랏빛이 보여 꽃이 피는 3월에 너를 만났다. 하얀 눈은 옛적에 다 졌는데 너의 주변에서만 아직도 내리는 것 같이 하얀 얼굴을 하고 나를 바라보았던 너. 겉모습은 하얗지만 안은 보랏빛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너에게 말을 걸었다. 가만히 앉아서 탁자 위의 커피만을 만지작거리던 너에게 다가가 말을 걸어보았다. 처음에는 무시할 줄 알았다. 너의 소문은 내 귀에도 들어왔었으니까. 소문대로 하얀 얼굴은 눈처럼 아름답지만 손에 닿은 온기에 차갑게 녹아버릴 것 같았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로는, 글쎄다. 너의 속이 보라색이여서 그랬나? 어쨋든 나는 큰 용기를 내었고, 주변 친구들은 응원을 해 주었다. 이게 뭐라고. "안녕?" 이때의 내 목소리는 떨렸니? 바보같았니?..
탑성 전력 114분 [ㅇㅇ이야, 나야?] 덕후와 연애를 한다는 것은 "악!! 악!!!!! BB너무 좋아!!!!!" "시끄러워!! 너 덕질은 너네 집에 가서 해!!!!" "그치만 너네 집이 와파가 잘 잡힌단 말이야!!!!" "그냥 가!!!!!!!" "싫어!!!!!! BB형들 봐야 한단 말이야!!!!!!!!!!!" 늦은 밤. 11시 30분에 소리를 꽥꽥 지르는 두 남자. 한 남자는 컴퓨터를 붇잡고 꺅꺅 소리를 지르고 있고 또다른 남자는 그런 남자를 한심하게 쳐다본다. BB. 무슨 글자의 약자인지 여전히 미스테리인 데뷔 5년차인 5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이다. 리더 G, 랩퍼 T, 보컬 Y,D,V로 구성된 팀은 혜성처럼 반짝이며 나타나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리고 2016년 10월 30일 자정에는, BB의 ..
탑성 [달콤한 그대] w. 우리은하(@galax_pp) 05. 점장의 슬픔 톡.톡.톡. 멍하니 계산대에 엎드려 손가락을 두드린다. 이것은 점장의 오랜 버릇이다. 초조할 때, 슬플 때, 그리고 외로울 때 등 허전한 마음을 두드리는 소리로 채우겠다는 행동이다. 점장은 아무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는다. '안와...' VVIP의 방문은 없다. 배달또한 없으며, 여태까지 와야 할 손님은 모두 왔다 갔으며 새로운 손님도 두명 정도 더 왔다. 그런데도 점장은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시계의 긴 바늘은 어느 새 12시를 넘어서 1시에 가까이 있으며 긴 바늘은 12를 향해 달리고 있다. "형! 여름감기 완쾌! 기념으로 오랜만에 들렸지!!" 밝고 활기찬 목소리와 움직이는 대나무들. 점장이 기다려 온 순간이지만, ..
탑성 [달콤한 그대] w. 우리은하(@galaxy_pp) 03. 남자의 이야기 남자는 젊다. 그것도 매우. 많은 이들이 남자를 좋아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이유는 남자가 이야기를 잘 들어 준다는 것이다. 소소한 오늘 있었던 이야기부터, 깊숙히 꺼내기 망설였던 비밀 이야기도 남자의 앞에서는 무엇인가에 홀린듯, 다들 입을 연다. 남자는 원하든, 원치 않든 그 이야기들을 모두 듣게 된다. 남자는 이런 자신이 좋으면서도 변화를 원한다. 그렇지만 사람이란 원래 변화를 두려워하는 인간이 아닌가. 미치도록 자신은 변하고 싶은데, 마음 속 깊이 남자의 본능은 변화를 거부하고 있다. 본능의 거부를 이겨내지 못한 남자는 오늘도 한 친구의 전화를 받고 터덜터덜, 이야기를 들으러 나간다. 조금 특별한 건, 장소가 항상 만나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