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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성

탑성 - 달콤한 그대 03

우리_은하 2016. 10. 3. 00:40


탑성

 

 

[달콤한 그대]


w. 우리은하(@galaxy_pp)

 

 

 

03. 남자의 이야기

 

남자는 젊다. 그것도 매우. 많은 이들이 남자를 좋아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이유는 남자가 이야기를 잘 들어 준다는 것이다. 소소한 오늘 있었던 이야기부터, 깊숙히 꺼내기 망설였던 비밀 이야기도 남자의 앞에서는 무엇인가에 홀린듯, 다들 입을 연다.

남자는 원하든, 원치 않든 그 이야기들을 모두 듣게 된다. 남자는 이런 자신이 좋으면서도 변화를 원한다. 그렇지만 사람이란 원래 변화를 두려워하는 인간이 아닌가. 미치도록 자신은 변하고 싶은데, 마음 속 깊이 남자의 본능은 변화를 거부하고 있다. 본능의 거부를 이겨내지 못한 남자는 오늘도 한 친구의 전화를 받고 터덜터덜, 이야기를 들으러 나간다. 조금 특별한 건, 장소가 항상 만나던 커피숍이나 음식점이 아닌,

병원이라는 것에 흥미가 조금 생긴것은 뭐, 굳이 숨기려 하지는 않아 보인다. 걱정도 들었지만, '병원에서 만나자'라는 친구의 문자에 저절로 한숨부터 쉬어지고 가슴이 꽉 막힌 듯 답답해 져, 저도 모르게 손을 뻗는다. 운도 없지, 마침 남자의 집에는 사탕과 초콜릿 등 단 간식이 모두 떨어져 있다. 어제 다른 친구의 뻔하디 뻔한 실연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서 남은 간식을 모조리 먹고 새로운 간식을 사지 않은 게 문제였다. 병원에서의 이야기가 끝나면 새로운 간식을 살 생각에 남자는 오랜만에 조금, 아주 조금 설렌다.


"팔 다친거야? 괜찮아?"

 

"아, 괜찮아. 아주 사소하게 쓸렸을 뿐이야. 야- 의사인 내가 이렇게 환자가 되어 보다니, 이런 경험 어디 또 있겠냐?"

 

태평한 소리가 잘도 나온다, 자신이 더 아프다는 듯 얼굴을 잔뜩 구기는 남자를 가만히 쳐다보던 친구는 웃는다. 아주 쓰게.

 

"야 강대성."

 

"응, 왜?"

 

"미안하다."

 

"..."

 

갑자기 들려오는 사과에 남자는 당황해 할 말을 잃고 눈만 끔뻑거린다. 이야기가 아니라 사과를 하러 부른 것인가? 남자의 머리속은 지금, 과부화 상태이다.

 

"너, 이곳저곳으로 불러다니면서 얘들 칭얼거림, 이야기 다 들어주느라 수고도 많고."

 

"..."

 

"오늘도 다짜고짜 만나는 장소만 보냈을 뿐인데, 군말없이 나와줘서 고맙고 미안하고 또 미안하고."

 

"..."

 

"너 그래서 단 음식을 입에 달고 사는거지?"

 

어떻게? 두 눈이 크게 떠지면서 남자는 깜짝 놀란다.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는데, 친구는 알고 있다. 어째서지?

 

"내가 너랑 중학교때부터 친구였는데. 내가 너에 대해서는 모르는게 없어요, 없어."

 

크하하, 고맙지? 호탕하게 웃는 친구를 멍하니 바라본다. 이 아이가 이런 아이였지. 어렸을때부터 친구들이 말하지 않아도 눈치로 알아서 배려해주는 멋진 친구였다. 그래서일까, 친구는 그저 눈치가 좋다는 이유로 아이들이 좋아했다. 나는 비밀을 주렁주렁 매달면 좋아해주었는데, 쟤는 아무것도 안했는데 왜 좋아하는 거지,라고 유치하게도, 친구를 질투했던 적도 있었다. 이래서 아이들이 이 친구를 좋아했구나, 직접 겪어보니 친구의 매력이 무엇인 지 알게 된다. 자신을 적절하게 배려해준 친구가 너무도 고마워, 남자는 자신이 지을 수 있는, 가장 환한 미소로 보답했다. 고마워,라는 감사는 남자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너 답다!"

 

짜식, 이제서야 너를 보여주는 구나, 하면서 즐겁게 말하던 친구는 그제서야 남자를 병원까지 부른 또다른 이유를 떠올린다.

 

"맞아, 너 단 음식 좀 살래?"

 

배려가 너무 넘치면 독심술이 되는 건가, 놀랍다는 듯이 친구를 바라보자, 친구는 또다시 웃음을 터트린다.

 

"푸하하하! 넌 얼굴에 표정이 다 드러나는게 왜 이렇게 웃기는 건지! 너 얼굴에 '어떻게 알았지?'라고 진하게 쓰여 있다!"

 

"맞아. 뭐 어디 좋은 가게 알아?"

 

기분 나빠할 법한데도 단 음식 이야기에는 적극 참여하는 남자다. 한바탕 웃고는 겨우 웃음을 멈춘 친구는 주머니 속에 넣어 두었던 명함을 꺼내 남자에게 건낸다.

 

"이거, 나랑 부딪힌 사람 가게인가봐. 괜찮다는데 굳이 주고 가길래 너가 생각나서 불렀어. 어때, 한번 가 볼래?"

 

"'달콤한 가게'... 이거 단 음식 파는 가게 맞아?"

 

"그게, 나도 모르는게.. 어떤 가게냐고 물어보니까 '오시면 아세요.'라고 똥 폼 잡고 가는거야! 결론은, 혹시 모르잖아. 가게 이름이 달달하니까 단 음식을 팔지 않을까?"

 

흉내낸답시고 목소리를 낮게 깔면서 계속해서 남자를 설득한다. 남자는 곰곰히 생각하는 듯 하더니

 

"좋아. 너가 내 생각하면서 가져왔다니, 너의 성의를 보더라도 한번쯤은 가 봐야지 예의지. 고마워."

 

"뭘. 가서 단 음식 잔뜩 사고 기분 좋게 오늘 하루를 마무리해라! 잘가라!"

 

푹 쉬어. 남자는 손을 흔들고 병실에서 나간다. 병원에서 나가면서 명함에 있는 약도를 천천히 눈에 익힌다. 다행히도 가게는 병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였고 남자는 고개를 들어 푸른 하늘을 바라보고는 걷기로 한다. 좋은 가게이면, 앞으로 자주 들릴것이니 길을 익혀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옮기는 남자의 발걸음은 병원으로 향했던 발걸음보다 가볍고 설레임이 한수푼 더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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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 하..! 왜, 이리.. 힘든.. 거,야!"

 

한참을 오르고 또 오른 산 골목에 위치한 가게와 현재의 남자. 걸어도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고, 약도는 이미 포기해 주머니 속에 다시 넣어놓은 상태이다. 더운 여름날, 등산과도 같은 운동에 남자의 얼굴과 몸은 땀 범벅이다.

 

"아.. 아직,도, 인, 거..야?"

 

헥헥거리면서도 끝까지 오르던 남자는 문득, 알 수 없는 이끌림에 걸음을 멈추었다. 마치 누군가 등 뒤에서 자신을 강하게 세우는 듯 가만히 서 있던 남자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자신의 소망을, 자신이 원하는 것을, 두 눈을 꼭 감고 간절하게 빌었다.

살며시 눈을 뜨고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마치 그래야 해야 할 것 마냥 자연스럽게 다시 걷지만 몇 걸음 걷지도 않고 문득 무엇인가 발에 치이는 느낌에 아래를 내려다 본다. 남자와 눈이 마주친 것은 색색깔의 리본들. 헨젤과 그레텔이 이런 느낌이었을까. 남자는 홀린 듯이, 그렇지만 행복한 마음을 끌어안고 리본을 따라 걸었다. 리본이 더 이상 보이지 않자, 남자의 앞에는 이제 맛있어 보이는 롤리팝 모양의 손잡이가 남자와 눈을 마주한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잠시 넣은 채, 고개를 들어 가게의 이름을 확인한 남자는 기뻐 방방 뛸 뻔 했다. 햝으면 딸기요거트 맛이 날 것 같은 '달콤한 가게'가 남자를 향해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있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망설임 없이 꺼낸 남자는 힘차게 손잡이를 잡고 문을 활짝 열었다. 둔탁하지만 맑은 대나무 소리는 남자를 가게 안으로 떠민다. 그리고 남자의 눈 앞의 '달콤한 가게'는 환상적이었다. 왼편의 이름만 들어도 달달함이 입 안을 가득 채울 것 같은 간식들과 가루의 향만 맡아도 향기롭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차들, 그리고 남자가 가장 좋아하는 입안에서 녹는 간식. 남자는 느꼈다.

 

'이곳이 내가 찾던 가게이다!'

 

잔뜩 흥분해버린 남자에게는 안중에도 없던 사람이 남자를 부른다.

 

"음, 저."

 

낮고 듣기 좋은 음성이 남자의 흥분을 진정시켰다.

 

"안녕하세요, 여기는 처음이신가 보네요. 여기는 '달콤한 가게'이고 저는 점장이에요. 만나서 반가워요."

 

"어! 그럼, 이 명함의 주인이세요?"

 

주머니에 넣어둔 명함을 꺼내 보여주자, 점장은 어떻게 가졌냐고 놀라워한다.

 

"제 친구가 받은 거에요. 오늘 자전거랑 충돌하셨죠? 그 자전거가 제 친구에요."

 

"아! 그분.. 괜찮으신 거죠?"

 

푸흐흐, 정말 친구가 말한 그래로인 남자다. 웃는 남자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얼굴을 살짝 찌푸리고는 말한다.

 

"뭐가 그렇게 재미있으신거죠?"

 

퉁명스럽게 말하지만, 얼굴은 그저 포커페이스. 점장이 화가 났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더욱 낮게 깔리고 퉁명스러운 말투, 그리고 미묘하게 찌뿌려진 눈썹으로 눈치 챈

남자는 서둘러 웃음을 거둔다.

 

"물론이죠. 걔는 정말 쌩쌩해요. 걱정마세요."

 

겨우겨우 좋게 점장을 달래고 남자는 그제서야 자신이 이곳으로 온 이유를 깨닫고 점장에게 물어본다.

 

"음, 그런데, 여기는 뭐뭐가 파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나요?

 

"물론이죠. 왼쪽부터 사탕, 젤리, 껌 등 간단한 간식이 있고요, 가운데는 차, 그리고 맨 오른쪽에는 초콜렛이 있어요."

 

휙, 남자는 점장의 말을 듣고는 급하게 고개를 돌려 왼쪽으로 향한다.

 

"우와!!"

 

코너를 돌자마자 남자를 반기는 것은 알록달록 물들여진 사탕들이 가득 담겨있는 기다란 통들이다. 집 앞 편의점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흔한 사탕부터 색색깔의 젤리들까지 한곳에 모두 모여 있다. 남자는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휙휙 돌리며 재빠르게 스캔을 한다. 그런 남자를 보고는 피식 웃는 점장.

 

어려보이는 것만큼 그에 걸맞는 행동을 하는것이 신기하고 귀엽고 또 흔하지 않으니 조금이라도 더 보기 위해 뚫어져라, 남자를 쳐다본다.

 

그런 점장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바구니를 들고 가볍게, 정말 가벼운 발걸음으로 사탕이 가득 들어있는 통앞으로 다가간다. 남자는 통에 달린 핸들을 살짝 돌리자, 투두둑하고 하얀색, 핑크색, 주황색, 보기만 해도 따뜻해지는 색의 눈깔사탕들이 옆에 있는 입모양의 구멍으로 떨어진다.

 

이거 깨진건 아니겠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조심스럽게 사탕을 집어드는 남자. 다행히 5개의 사탕들은 모두 흠집없이 깨끗하게 남자의 손에서 빛나고 있다. 정말 보기만 해도 침이 꼴깍 넘어갈 정도로 때깔 참 고운 사탕이다. 이런 사탕은 비싼 곳에서도 보기 드문 곳인데,  하며 친구의 추천에 감사를 건네며 옆의 또다른 긴 통으로 바삐 걸음을 재촉한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사야 할 달콤한 간식들은 많다.

돈은 충분하지만 내가 들고 갈 가방이 한정되어 있다.

 

한동안 사탕코너에서 나오지 않는 남자는 간간히 들리는 자그마한 탄성과, 그리고 도르르, 투두둑 하고 통에서 사탕들이 나오는 소리만을 들려주더니 불쑥 어느순간 점장의 카운터에 바구니를 내려놓는다.

 

"이거 다~ 계산이요!"

 

한층 밝아보이고 한층 화사해보이는 건 나의 착각인가. 점장은 보고만 있어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남자의 미소에 함께 바구니를 집어든다.

 

"꽤나 묵직하네요?"

 

의외- 까지는 아니지만...

 

"남자분들께서 아무리 선물이라 하셔도 이렇게까지 많이는 안사시거든요"

 

"아하하.. 제가 이런 달달한 과자들을 좋아해서요.."

 

"오호! 저희 가게의 단골 예약이신가요!"

 

"사흘 내에 다시 올게요"

 

아무리 겉모습이 좋아도 맛이 있어야지. 달콤한 간식이라면 뭐든지 다 먹을 것 같아 보이는 남자도 입맛이 꽤나 까다로워 브랜드 있는 간식도, 비싼 간식도 맛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생글생글 순한 인상이 한순간 확 날카롭고 깐깐한 인상으로 변해버린다. 그런 자신을 그닥 좋아하지 않아 되도록 단골 가게에서만 간식을 사 먹곤 했다. 대부분 이렇게까지 많이 사지는 않는데..

 

"이만 칠천원입니다. 손님, 마법을 추가해 드릴까요?"

 

"마..법이..요?"

 

"아, 네. 혹시 이곳을 들어오시면서 소원이나 원하시는 것을 생각하시지 않으셨나요? 그것을 제게 말씀드리면 이 사탕에 마법을 첨가해 드리는 것이에요"

 

"어.. 음.. 글쎄..요.. 그냥 마법 추가 없이 주시면 안될까요?"

 

"물론 가능하죠. 그럼 마법추가 없으니-"

 

뒤적뒤적, 몸을 숙여 카운터 아래의 서랍장을 열어 무엇인가를 열심히 찾기 시작하는 점장. 남자는 가만히 자신의 소원을 생각한다. 분명히 무엇인가를 빌었던 기억은 나는데, 그게 무엇인지 기억이 안난다 말이지... 으음... 열심히 고민하던 남자의 앞으로 들리는 점장의 목소리.

 

"다 되었어요. 마법 추가 주문 없는 대신 이번에 새로 들어온 귀마개를 드릴게요. 딱 두번, 원하시는 이야기를 듣지 않으실 수 있으세요. 주변에서 듣기 싫은 이야기를 한다면, 이 귀마개를 끼시면 되세요"

 

"저.. 저기!"

 

"네?"

 

"정말 마법인가..요?"

 

"마법이에요. 기본적으로 마법이지만 손님의 믿음의 정도에 따라 위력이 달라져요. 믿음이 크면 클수록 마법도 크게 작용되요. 그럼, 적절하게 잘 사용하시고, 사탕 맛있게 드세요"

 

꾸벅, 남자가 나가지도 않았거만, 점장은 그대로 카운터 뒤의 작은 문을 열고는 그대로 가게와 남자만을 남겨두고 훌쩍 떠나버린다. 어쩌다보니 버려진 남자. 멍하니 점장이 포장된 사탕과 함께 건내준 귀마개를 바라보다 커다란 주머니에 집어넣는다. 나가기 전, 심호흡을 하고 잊지 않고 사탕 하나를 집어먹는 것도 잊지 않고 '달콤한 가게'를 나선다.

 

 

 

 

어어어ㅏㄴ아넘;ㅓ아ㅓㄴ 머;러안ㅁㅇ

지금시각 아침 5시이이잉이이이이

그래도 흐흐 탑성의 첫 만남이에요.

마음에 드셨는지는 모르겠네요ㅜㅜ

나름 잔잔하고 마음에 드는 첫만남인데ㅜㅜㅜ

뭐 4편도 고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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