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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성
[달콤한 그대]
w. 우리은하(@galax_pp)
04. 남자의 행복
사람은 언제 행복을 느낄까? 여기에 대부분의 사람은 머뭇거리겠지만, 남자는 아니다. 물론 남자도 전에는 머뭇거렸다. 다만 조금 다른 점이라면, 남자는 고민을 한 것이었다. 이제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달콤한 가게'를 가고 가게의 간식을 사 먹을 때. 남자는 그때 행복을 느낀다.
"안녕하세요!"
첫 방문과는 다르게, 이제는 환하게 웃으면서 가게를 들어간다. 더 이상 '달콤한 가게'는 정체모를 수상쩍은 가게가 아니었다. 남자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아주 고맙고 소중한 가게이다.
"어서오세요"
가게에 들어가기 전 비는 소원도, 돌담길 같은 작은 리본들도, 가게의 롤리팝 문고리, 또 항상 들리는 대나무들이 부딪히는 소리까지. 모든게 다 같지만 점장만은, 항상 달랐다. 점장이 바뀐다는 의미는 아니고, 스타일링이. 같은 남자가 봐도 반할 법한, 그런 스타일링이다.
"어- 염색하셨네요!"
점장의 스타일링은 언제나 옷에만 한정이 되어 있었다. 가끔 옷 스타일에 맞춰 머리를 올렸다 내렸다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색에 변화를 준 건 2주동안 처음이다.
"네. 오늘 디자인 전공하는 친구가 염색하라고 의도했는지, 이 헤어에 어울리는 옷을 잔뜩 보내주어서요"
어때요, 대성씨 눈에 멋져 보이나요? 카운터에 턱을 괸 채 한쪽 팔을 올려놓고는 눈을 맞춘다. 씩 웃는다.
"네.."
남자는 자신이 무엇을 말하는지도 알지 못한 채, 멍하니 점장의 말에 수긍한다. 예상치 못했는지 점장의 한쪽 눈썹이 휙하고 올라갔다 다시 내려간다. 남자가 홀린 그 미소를 다시 지으면서 남자를 현실세계로 돌려놓는다.
"날씨가 많이 더워요"
"원래는 초콜릿을 사려고 했는데 가는 길에 다 녹을 것 같아서 그냥 젤리로 만족하려고요. 후, 오늘은 딱 초콜릿을 먹어야 했는데"
날씨 이야기를 하자 급격하게 행복한 기운이 쭉 빠지고 전혀 다른 남자가 서 있는다. 시무룩하게 젤리코너로 몸을 돌린다. 축 쳐진 어깨가 오늘따라 더 힘이 없어 보인다. 남자는 정말로, 초콜릿이 너무 먹고 싶다. 그렇지만 남자는 집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 달콤한 간식을 먹는 것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그것도 낱개로 포장된 사탕이나 껌같은 간식만. 오늘 남자가 노린 간식은 VVIP라는 라벨이 붙어진, 주먹만한 크기의 야자수 모양의 초콜릿이다. 세심하게 잎과 기둥이 조각되어 있어 먹기조차 아까운 이 초콜릿은 야자수 잎은 그린티맛 초콜렛, 기둥은 밀크초코, 야자수는 다크초코로 더운 여름, 남자에게 조금이라도 더위를 식혀줄 최적의 초콜릿이다. 아니, 이었다.
"낱개로 하나만 사셔도 되세요!"
이미 젤리코너에서 입맛없는 젤리를 고르는 남자의 뒤에서 점장이 크게 소리쳐 준다. 기다랗고 새콤하게 생긴 주황색 젤리를 고르면서 남자가 말한다.
"야자수 초콜릿이어서 한입거리로는 애매한걸요!"
말하고 나니 더 우울해진 남자는 멍하니 주황색 젤리 옆에 있는 별모양의 레몬맛 젤리를 집으려다 힘없이 놓고 계산대로 향한다. 원래는 몇십분은 한 코너에서 보내거나 이곳저곳 눈을 반짝이며 돌아다니던 남자가 채 5분도 안되어서 다 죽은 눈빛을 하고 나오니, 점장의 눈이 걱정스러움으로 잔뜩 물들여진다.
"어디 아프세요?"
"아뇨, 그저 초콜릿을 먹지 못하니 컨디션이 영 꽝이네요"
계산대에 올려놓은 남자의 바구니는 심히 충격적이다. 회사를 다니는 남자지만, 자주 가게에 들린다. 회사가 가까워 점심시간마다 짬을 내서 들린다는데, 어째 11살의 꼬마 손님보다 사가는 양이 훨씬 많다. 그리고 그 많은 것들을 매일 들려 더 많이 사가지, 덜 사가는 적이 없었다. 하루는 점장이 궁금해져 물어보았다.
'그거 하루에 다 드시는 거에요?'
그때의 남자의 표정은 정말 웃겼다, 고 한다. 점장만이 보았으니 점장을 믿어야겠지. 남자가 자신의 표정을 볼 수는 없으니까.
'이정도야 기본이죠!'
해맑게 웃었던 남자의 얼굴과 현재 죽을상을 지은 남자의 얼굴은 전혀 매치가 되지 않으니, 점장이 걱정할 만하다. 남자는 점장이 자신을 신경쓰고 있으며, 자신이 얼마나 민폐라는 것을 깨닫고 급하게 미소를 짓는다. 뭐, 점장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어 보이지만.
"그러니까아- 그게.. 그냥 날씨가 너무 더워서 초콜릿이 너무 녹으니까, 저는 초콜릿은 형태가 있는 채로 모양을 하나하나 파괴하면서, 어 말이 너무 자극적인가, 아니 이게 아니라.."
횡설수설, 더위를 먹었나 싶을정도로 말이 술술술 그냥 막 나온다. 남자의 귀가 새빨개지고 연기가 나올정도로 화끈거려 보인다. 점장은 멍하니 남자를 바라보다 터질 듯한 새빨간 귀에 웃음을 터트린다.
"흐흣, 대성씨 진짜 웃기네요!"
"으아..! 빨리 계산해주세요! 저 곧 회사로 들어가 봐야 될 것 같아요..!"
더 빨개졌으면 더 빨개지지, 덜 빨개지지 않을 귀를 어찌할 바를 모르던 남자는 서둘러 바구니를 점장에게로 민다. 올려놓은 지가 언제인데, 아직까지도 계산을 안하는거야!
"잠시만요, 이건 6백원이에요"
돈은 안받으시나? 잔뜩 물음표를 띄운 남자를 뒤로하고 성급히 계산대 뒤의 작은 공간으로 사라지는 점장. 곧 점장은 작은 박스를 들고 나온다.
"여기, 야자수 초콜릿이에요. 이건 서비스에요!"
계산대에 올려진 육백원과 젤리를 가져가고 박스를 남자에게로 내민다.
"에? 이걸 그냥 서비스로 주신다고요?"
VVIP들의 요청 물품은 희귀하다. 거의 대부분이 한정판이고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쌀때도 있다. 그런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사는 사람들도 있다. 남자가 원하는 야자수 초콜릿은, 점장의 친구가 좋은 일에 쓰라고 자신의 쇼콜라티에가 된 기념으로 선물해준 초 한정판 초콜릿이다. 다 알고도 나에게 준다고? 남자가 놀랄만하다.
"네. 그리고 안에 드라이아이스 30분어치 들어있으니까 가실때 걱정하지 마세요. 회사에 냉장고 있으시죠? 거기에 바로 넣어두시면 형태를 보존한 채로 드실 수 있으세요"
친절하기도 하지. 점장이 건낸 줄무니 박스마저 점장의 손길을 탔다는 생각에 한쪽 구석이 찌르르, 울린다. 남자는 거절할까 생각했지만, 현기증이 날 정도로 원하던 초콜릿을 무료로 제공받는데 누가 마다하겠는가!
"젤리는 드시기 전에 왼쪽 검지에 둘둘 감고 소원을 비시고 드세요. 야자수 초콜릿은 형태를 파괴하시고 나서 천천히 5분내로 생각하시면 되세요"
킥킥 웃으면서 형태 파괴에 강조한 점장에 겨우 가라앉은 귀가 다시 열이 오른는 것이 느껴진다. 남자는 너무하다는 듯 입을 삐쭉 내밀었지만 그래도 더욱 웃으면서 들어올 때보다 더 반짝거리면서 안녕히 계세요-!를 외치고 밖으로 나간다.
얉고 기다란 포장지와 줄무니 모양의 드라이아이스가 들어있는 박스. 가게에서 나왔음에도 여전히 싱글벙글 웃기만 한다. 남자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젤리를 손가락에 둘둘감으면서 소원을 빈다.
'제게 행복을 주는 이 가게에게도 행복을 주세요'
다 감았다! 소원이 끝나자마자 젤리도 끝났다. 남자의 모카색의 손가락에 감겨있는 주황색의 젤리는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씩 웃은 남자는 그대로 젤리를 한입에 넣고 우물거리면서 회사로 발걸음을 옮긴다.
'와, 오늘 날씨 참 좋다'
입 안 가득 오렌지맛의 젤리를 우물거리면서, 손에는 야자수 초콜릿이 안전하게 보관되어 있고 머리속에는 점장으로 꽉 차 있다. 남자는 지금, 매우
'행복하다..'
남자가 나가고, 점장은 한숨 돌렸다는 듯이 계산대 의자에 쓰러지듯이 앉았다. 항상 남자가 한번 방문했다 나가면 점장은 대입이 코앞인 고삼의 기분을 다시금 실감하게 된다. 그때보다 덜 중요한 일일텐데 어째서 그때가 더 편안했다고 느끼는건지. 점장은 자신이 왜 그러는지 잘 모른다. 유독 더 긴장하고 남자의 눈치를 더 보게되는걸 곰곰히 생각하던 잠장은 손님 한명한명도 소중한건 피곤하구나 라는, 시루떡을 물이나 우유없이 다 먹어버린 감정만을 남긴채 어쩌면 조금 따갑다고 느껴질지도 모르는 한낮의 햇살을 받으며 낮잠 시간을 준비했다.
참! 저도 이제 알았는데요... 제 트위터 아이디가 잘못 되어 있더라구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창피해..... @galax_pp 이구요 저번 글의 아이디는 없는 (...) 아이디에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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